초기 스타트업이 팀을 만드는 방법 : 열정에 기름붓기 CMO 채경진
초기 스타트업은 때로 역할 구분이 모호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다면 중요한 건 그걸 해결하는 것이지, 누가 해결하는가가 중요하지 않죠. 필요하다면 원래 업무가 아닌 영역도 맡아서 해결해야 합니다. 애초에 ‘원래 업무’라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죠.
오늘 소개할 인터뷰이는 CMO입니다. 그와 동시에 인사담당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피벗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는, 열정에 기름붓기 CMO 채경진님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 열정에 기름붓기는 어떤 회사?
열정에 기름붓기는 2014년, 2030 세대의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콘텐츠로 공감을 자아내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된 회사입니다. 지금은 크리에이터 클럽이라는 독특한 소셜 살롱과 함께 소셜 네트워킹 앱인 블랙스완, 마음 영양을 챙기는 마음보약집 등 2030 세대의 문제와 공감, 해결이라는 큰 틀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운영하는 회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CMO지만 인사담당자입니다. 🙋
플렉스팀(이하 ‘플’):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채경진: 안녕하세요. 채경진입니다. 열정에 기름붓기라는 회사에서 마케팅 파트 총괄하고 있고요. 최근에 런칭한 블랙스완이라는 앱의 PO를 겸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사담당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표님 제외하면 인사담당자에 가장 가까운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해서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플: 인사 관련 업무는 어떻게 하시나요?
채경진: 사실 인사 업무의 범위가 정확히 어디까지 인지… 제가 인사 업무 쪽으로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요. 주로 신규 입사자 온보딩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어요. flex 비롯한 시스템 사용법이나 회사의 룰을 가이드 해준다거나, 입사자에 대한 계약도 진행하고요. 주기적으로 1on1 면담도 하고요.
플: CMO지만 인사담당자네요. 열정에 기름붓기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채경진: 열정에 기름붓기에 합류한 건 이제 1년이 약간 넘었어요. 처음엔 코스메틱 커머스 분야 스타트업에서 영상 만드는 일이랑 글로벌 마케팅을 했고요. 다음 회사는 앱 서비스하는 곳이었는데 거기서도 마케팅 팀장을 했고요. 열정에 기름붓기는 세 번째 회사에요.
플: 열정에 기름붓기 대표님 인터뷰 보니까 채용에 대한 일화가 많던데요.
채경진: 와서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저는 평범하게 채용 플랫폼 통해서 지원해서 인터뷰 기회를 잡은 케이스인데, 인터뷰 경험이 특이하긴 했어요.
플: 어떻게요?
채경진: 그냥 드라이하게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 처우 협의 이런 프로세스가 아니었거든요. 인터뷰를 대표님하고 카페에서 티타임 비슷하게 하는데 그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커리어에 대한 목표는 뭔지, 그 목표가 열정에 기름붓기가 추구하는 방향과 얼라인이 되어 있는지 같은 것들요.
플: 얼라인이 잘 맞으셨군요.
채경진: 그렇기도 했고, 당시에 크리에이터 클럽이 회사의 주요 서비스이자 비즈니스 모델이었거든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낸다는 컨셉이었는데, 이게 새롭고 매력적이어 보였어요. 그리고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사람한테 흥미가 생긴 것도 있었고요. 이런 리더랑 같이 일하면 어떨까 싶었죠. 결국 단순하지만 재미있겠다 싶어서 합류를 결정하게 된 것 같아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시도 🏈
플: 사실 저는 열정에 기름붓기라고 하면 페이스북 카드뉴스가 떠오르거든요.
채경진: 지금도 많은 분들이 열정에 기름붓기를 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더 많이 기억하실 것 같아요. 2014년에 대학생이었던 대표님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카드뉴스를 올리면서 만들어진 기업이니까요. 그땐 뭔가 사업을 해보겠다는 접근보다는 대학생들이 흔히 하는 고민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정도였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페이스북 카드뉴스가 지금 유튜브처럼 파급력이 있었던 매체였어서 굉장히 빠르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카드뉴스를 통한 도서 마케팅이 BM(비즈니스 모델)이 된 거고요.
플: 그러다 아까 말하신 크리에이터 클럽도 운영하게 되고…
채경진: 사실 크리에이터 클럽 이전에 원래 연남동에 무인 서점을 운영했어요. 무인 서점이니까 점원도 없고, 책은 세 권 뿐이었는데 그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그게 크리에이터 클럽이라는 소셜 살롱으로 커진 거죠. 그 사이 사이에 다이어리 판매도 해보고 앱 서비스도 만들고… 여러 가지 서비스나 제품을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도전하고, 실험했어요. 그 결과 나름 각 서비스에 대한 팬덤을 구축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고 보고 있고요.
플: 회사나 서비스가 전혀 예상 못했던 방향으로 피벗(pivot)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채경진: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나 제품에는 공통적인 철학과 결이 있다는 생각도 해요. 카드뉴스를 올리던 첫 출발 때도 그랬고, 지금도 2030 세대에 대한 고민이나 공감대를 계속 캐치하고, 그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들의 고민도 시대가 흘러가면서 계속 바뀌잖아요. 2014년에 20대였던 사람들과 지금 20대의 생각은 또 다르니까요. 그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려고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게 되는 것 같아요.
플: 다른 모임 기반 커뮤니티들이 많이 있잖아요. 크리에이터 클럽은 어떻게 다른가요?
채경진: 크리에이터 클럽은 직업과 나이를 밝히지 않는 게 룰이에요. 그리고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도 없어요. 모두가 평등한 관계에서 진행하는 모임이구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의 사유를 나누면서 토론을 하기도 하고, 그냥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나 다시 보기’라는 주제로 모임을 한 적이 있어요. 낯선 사람들과 모였을 때 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수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를 계속 공유하면서 내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경험을 하는 거죠. 그게 가장 반응이 좋았었고요.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관에 대한 얘기를 하는 모임도 있고, 글쓰기 모임,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모임처럼 모임의 주제나 양상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게 차별점이에요.
플: 그런데 지금 모임을 하기에는 상황이 안 좋잖아요.
채경진: 코로나 이슈가 처음 불거지자 마자 굉장히 단호하게 오프라인 모임 운영을 중단했어요. 사실 좀 아쉽지만 그런 면이 열정에 기름붓기의 철학이기도 해서요. 원래는 크리에이터 클럽 앱이 있었거든요. 앱을 좀 더 발전시켜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짓는 브릿지로 활용하려고 했는데 오프라인이 기능을 멈추게 되었으니 아예 방향을 틀어야 됐어요.
처음에 크리에이터 클럽 앱에서 하려고 했던 기획을 많이 녹여내서 독립적인 앱을 만들어서 출시했는데, 그게 블랙스완이에요. 지난 4월부터 팀과 함께 고민하며 만들었고, 9월부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걸 보면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우리만의 방식으로 사람들 간의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구나’하고 많은 걸 느끼고 있어요. 성과가 눈에 보이다 보니까 팀원들도 예전보다 훨씬 더 몰입해서 일하고 있고요.
그리고 마음보약집이라는 커머스도 운영하고, 카페도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서 원래 하려고 했던 것들을 좀 더 빠르게 시도하고 실행하게 된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너, 나의 동료가 되어라 🏴☠️
플: 팀이 공유하는 정체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철학에 공감하는 것이 열정에 기름붓기팀에서는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을 어떻게 채용할 수 있을까요?
채경진: 아까 초반에도 잠깐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아무래도 채용 과정이 일반적인 회사와는 좀 달라요. 오히려 지원서 접수하고, 인터뷰해서 들어온 제가 팀에서는 특이한 케이스이고요. 사실 지금 구성원들은 공채 느낌이라기 보다는 표현이 조금 유치할 수는 있는데… 혹시 원피스라는 만화 보셨나요?
플: 그럼요.
채경진: 리더가 원피스처럼 구성원들 하나하나 찾아서 ‘너, 나의 동료가 되어라.’ 이런 느낌으로 오신 분들이 지금은 많아요. 다들 기존 회사에서 적어도 3~4년차 이상으로 계속 일을 해오던 분들 중에, 저희의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을 모셔오는 거죠. 그때 솔직하게 다 이야기를 해요. ‘우리는 지금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제로투원을 해보고 싶은 분들이 모이고, 각자의 목표가 조직과 많이 얼라인되어 있는 것 같아요.
플: 초기 단계의 조직을 빌드업할 때는 그럴 수 있는데, 점점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채경진: 어떤 조직이든 초기에는 직접 발로 뛰는 채용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 아무래도 전에는 조직이 콘텐츠 에디터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 조금씩 개발 위주의 조직으로 바꾸려고 하다 보니까, 포지션 별 시니어가 없는 상황에서 채용을 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대표님부터 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 채용하고 싶은 분들을 만나서 실무적인 터치 보다는 가치관이나 방향성, 목표를 얼라인하는 방식으로 초기 멤버를 꾸렸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 스타트 멤버들이 꾸려졌기 때문에 채용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엔지니어는 엔지니어가, 마케터는 마케터가 핏을 먼저 검증하고, 그 다음으로는 실무적으로 역량이 있는지를 보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잡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질서와 공존하는 소통 📣
플: 어떻게 보면 지금은 마케팅과 HR 관련 업무들을 겸하고 있잖아요. 그런 게 어렵진 않으세요?
채경진: 초기 스타트업은 워낙 A부터 Z까지 할 일이 많잖아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전 회사에서 팀을 리드해 본 경험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원래 팀 단위에서 하던 채용이나 온보딩, 평가 같은 것들을 회사 전반 운영으로 확대하는 느낌으로요.
그런데 조금 어렵다고 느끼는 점은 결국에는 제 경험은 마케팅팀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거예요. 디자인 조직, 개발 조직, 혹은 경영 관리라든가 다른 파트에 대한 채용이나 인사에 대한 전반적인 감성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포지션 별로 어떻게 터치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을요. 그래서 어떤 접근 방법에 대한 프레임만 잡아 놓고 각 실무자들한테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이에요.
플: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조언을 구한다거나, 소통하는 문화는 원활한 편인가요?
채경진: 어떻게 보면 자유롭게 자주 소통하는 게 지금 열정에 기름붓기를 관통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점심 먹기 전에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서 데일리 미팅을 매일 하거든요.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공유하기도 하고, 이슈를 제기하기도 하고요. 그런 것부터 일상적으로도 대화를 굉장히 많이해요.
제가 겪었던 다른 회사에서는 각자 다른 포지션에 있는 분들이 서로에 대한 리스펙트 때문에 오히려 소통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개발에 대한 것들은 개발자들이 가장 잘 하고, 마케팅은 마케터들이 가장 잘한다는 생각 때문에 서로의 업무에 대해 어떤 의구심이나 피드백이 있어도 전달이 잘 안 됐어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그런 소통도 가감없이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모여서 제품을 만든다고 하면 마케터는 살짝 빠져 있는 역할에 가깝거든요. 그런데 마케팅 관점에서 이런 기능이 있어야 시장에서 후킹이 될 것 같다거나 그런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약간은 독창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대로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마케팅에 대한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요.
플: 그런 분위기 속에서, HR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채경진: 저는 지금의 문화가 분명히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깨트리거나 해치고 싶지 않아요. 다만, 열정에 기름붓기라는 조직이 다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워낙 일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질서나 룰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하는 사람들이 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규칙보다는 자유로움, 프로세스보다는 유연함을 추구해야 하지 않나 싶을 수도 있는데 그런 조직일 수록 오히려 HR에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질서라는 표현보다는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거죠.
플: 소통하되, 좀 더 질서있게?
채경진: 그렇죠. 아직 작은 규모의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문화적인 문제 해결에 있어 쉬운 선택으로 빠지기 쉬운 것 같아요. 가령, ‘사일로 현상을 줄여보자’라고 했을 때 ‘어차피 아직 작은 팀이잖아. 그냥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자.’라고 한다면 정말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게 될까요?
플: 그렇진 않겠죠.
채경진: 오히려 지금 스테이지에서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제대로 잡아야 나중에 사일로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인원은 적지만 포지션에 따라서 시각의 차이도 있고, 언어 자체도 조금씩 달라요. 그러다 보니까 정보 공유가 제한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빈도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정보를 공통된 언어로 많이 공유되도록 할지, 그런 문서들이 흐를 수 있는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지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flex를 도입하고 워크플로우로 진행하려고 하는 일을 명문화하고, 승인 여부를 분명하게 공유하도록 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에요. 기존에는 그런 프로세스가 없었거든요. 지금 시점에 조직 전체가 프로세스를 습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습관화하는 방법 📐
플: flex 이야기를 먼저 해주셨는데, 처음에 어떻게 도입하게 되었나요?
채경진: 실무적으로나, 인사 차원에서나 정리가 잘 안 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출퇴근 같은 경우도 기존에는 슬랙으로만 체크하고, 연차도 그냥 구두로만 얘기가 오가다 보니까 누가 연차인데도 리더나 대표가 모른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었어요.
사실 예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인사관리 시스템이 있었는데, 그런 ‘시스템이 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점점 자주 들더라고요. 규모가 작아서 약간 고민도 했지만 그래도 있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어요.
플: 기존에 써봤던 인사관리 시스템과는 좀 달랐나요?
채경진: 기존의 시스템은 구성원 입장에서 쓰면서도 좀 딱딱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저희는 인사 담당자에 해당하는 포지션이 없는 상황인데 인사 담당자나 HR 관련 실무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진 솔루션은 피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알아보고 써야 했으니까요.
flex는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직관적이라고 느꼈어요. 단순히 직관적이어서 좋아요가 아니라 그래야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도 단축하고, 습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플: 어떤 부분에서 직관적이라고 느끼셨는지도 좀 더 구체적으로…
채경진: 워크플로우 같은 경우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문서 템플릿들이 굉장히 쉬운 표현으로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굳이 ‘기안’, ‘품의’, ‘지출결의서’ 같은 표현이 아니라 ‘비품 신청’, ‘계약서 검토 요청’, ‘구매 신청’ 같은 식으로요. 젊은 실무자들이나 스타트업 인재들이 ‘기안’, ‘품의’ 같은 말을 굳이 학습해야 할까 생각했었거든요.
워크플로우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UI들이 직관적인 표현을 많이 쓰고 있어서 이건 그 자리에서 바로 봐도 알 수 있거나 최소한의 교육만 이루어져도 일 잘하는 실무자들은 어떻게 써야할지 바로 파악할 수 있겠더라고요.
플: 열정에 기름붓기에서는 어떤 기능을 많이 쓰시나요?
채경진: 아무래도 출퇴근이죠. 구성원이 기록한 출퇴근 기록을 한눈에 보고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슬랙이랑 연동하니까 누가 연차를 낸다거나 하면 바로 공유되는 것도 좋고요. 워크플로우 기능도 잘 쓰고 있어요.
플: 워크플로우는 커스텀 할 수 있잖아요. 회사마다 쓰는 방식이 다 다르거든요.
채경진: 저희는 비용 지출할 때 많이 써요. 문서로 내역도 남기고, 승인 절차도 거치고요.
플: 그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전에 별도로 구성원들에게 알려주거나 하진 않으셨나요?
채경진: 그냥 한 번 다 모여서 공유해드렸어요. 그게 끝.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휴가 정책이 취업규칙과 근로기준법에 의거해서 만들어져 있다는 이야기도 공유할 수 있었고요. 기존에는 이런 걸 누가 공유할 일이 없었거든요.
실제로 연차 자동 부여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설정에서 우리가 원래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생각하면서 바로 설정하고, 겸사겸사 취업규칙도 살펴봤고요. 되게 쉬운데 또 법에 맞게 설정되니까 편했어요.
📁 참고: flex에서 연차 자동 부여 설정하기 (영상)
사람은 각자의 세상을 담고 있는 그릇 🥣
플: 마지막으로, 경진님이 생각하는 HR은 뭔지 궁금해요.
채경진: 사실 제가 인사담당자가 아니니,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요. 좀 이상할 수도 있어요.
플: 괜찮아요. 경진님의 관점에서 말해주세요.
채경진: 사람은 각자의 세상을 담고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을 다른 말로 인간이라고 하잖아요. 한자를 풀이하면 사람의 사이라는 뜻이에요. 결국 사람은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각자가 가진 세상도 모여야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HR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좋은 HR은 지속 가능한 조직의 목표를 만들고, 사람과 조직이 오래 존속하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비슷한 세상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의 세상을 존중하고 좀 더 풍족하게 만들어야 하고요. 음… 이상하죠?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서. 사실 저는 저도 잘 모르는데.
플: 전혀요. 전혀 안 이상해요.
열정에 기름붓기는 오프라인과 디지털의 경계를 허물며 지금의 세상에 맞는 사람들의 연결과 더 나은 삶을 선물하기 위해, 매 순간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