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사에서 작업한 기획안, 이직 포트폴리오로 쓰면 ‘영업 비밀’ 침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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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고아연 변호사의 노무 Q&A

“퇴사하기 전에 작업한 것들 포트폴리오 정리 좀 해볼까?”

그 동안 몸과 마음을 갈아넣어(?) 만든 프로젝트 기획안 파일들을 USB 메모리에 담는 김 대리. 그런데 뒤에서 이 장면을 목격한 이 과장! “김 대리, 회사 기획안 반출은 영업 비밀 침해 몰라?” 개인 포트폴리오 목적으로는 괜찮다는 김 대리, 회사의 정보가 담긴 건 모두 반출 금지라는 이 과장. 과연 누가 정답일까요?

반출해도 될까 안 될까, 그것이 문제로다

Q. 퇴사 전, 개인 포트폴리오 목적으로 참여했던 프로젝트 기획안을 개인 메일로 발송했을 뿐인데 ‘영업 비밀’ 침해로 볼 수 있나요?

A. 회사의 핵심 기술 및 경영 상의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는 내용이라면 영업 비밀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패스워드나 접근 권한 제한 등 비밀로 관리한 정보라면 형사 처벌 및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습니다.

1. 회사 문서면 전부 ‘영업 비밀’?

회사 계정으로 접속할 수 있는 구글 문서라고 전부 기밀은 아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올라가 있는 문서, 그룹웨어에 업로드한 파일들은 전부 기밀 정보에 해당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회사에서 기밀이라고 생각했던 정보도 ‘영업 비밀’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반출을 해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의 문제가 없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영업 비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 영업 활동에 유용한 기술 및 경영 상의 정보로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
  • 비밀로 관리하는 기밀 정보

2. 영업 비밀 반출 맞다 VS 아니다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비밀 유지, 회사 기밀 관련 내용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김 대리가 USB에 저장하여 반출한 프로젝트 기획안은 영업 비밀 반출이 맞을까요? 답은 ‘회사의 상황과 정보의 성격, 보안 정황에 따라 다르다’ 입니다. 위에 언급한 영업 비밀의 요건을 갖춰야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밀 정보’인 것은 맞지만, 회사의 규모와 업무 성격에 따라 보는 기준도 달라지기 때문이죠.

만약 중요도가 낮은 정보라고 해도 타 부서 사람들은 접근 불가능한, 특정 구성원만 열람 가능한 패스워드가 걸려있는 경우도 영업 비밀일 수 있습니다. 중소 기업 같은 경우는 대기업처럼 보안이 철저하거나 영업 비밀에 대한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정황에 맞춰 판단해야 합니다.

영업 비밀 OX 퀴즈

  • (보안 강도) 사업의 핵심 정보라도 열람과 반출이 자유롭다면? → 영업 비밀 반출 X
  • (정보의 중요도) 사업의 핵심 기밀은 아니지만 패스워드 및 접근 제한이 걸려있는 파일이면? → 영업 비밀 O

3. 퇴사 후에도 영업 비밀 지켜야 하나요?

비밀 유지 서약서를 안 썼더라도 퇴사 후 영업 비밀 공개는 처벌 받을 수 있다.

근로 계약이 종료된 퇴사자라도 비밀 유지 의무가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을 보면 아래의 경우에 해당하는 퇴사 구성원을 영업 비밀 침해 행위로 고소 및 고발할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라목)

(1) 부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영업 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2) 회사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 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따로 서면 형태의 비밀 유지 서약서를 안 썼으니 비밀 유지 의무가 없다고요? 아닙니다. 법원에서는 프로젝트 담당자였던 퇴사 구성원의 지위, 기밀 자료의 영업상 경제적 가치 등을 고려하여 퇴사 구성원은 별도의 서약서 없이도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비밀 유지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96다1660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가합 518302 판결)

그렇기 때문에 퇴사 후에도 회사의 영업 비밀을 누설하거나, SNS 같이 개방된 미디어에 노출하는 것은 고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인사담당자는 퇴사 전에 영업 비밀 보안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게 제일 좋겠죠? 아래의 체크리스트에 맞춰 퇴직 예정자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준비해봅시다.

퇴사 전 체크리스트

[ ] 영업 비밀을 포함한 자료(파일/도면/서류/디스켓/CD/USB/HDD 등) 회사에 반환

[ ] 업무 인수 인계 리스트 작성 및 인계(업무에 포함된 영업 비밀 인계)

[ ] 경업금지서약서 작성

[ ] 비밀유지약정서 작성

[ ] 영업 비밀 유출 시 처벌 사항 안내(인사팀과 보안팀 동석)

4. 경업금지약정은 필수

flex에서는 경업금지서약서 양식을 제공해 원하는 형태로 수정해서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퇴사자의 이직, 창업 등을 통해 직전 회사의 영업 비밀이 반출되는 사례가 많아 퇴사 전, 경업금지서약서를 요구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경업금지서약서: 구성원이 경쟁사 이직 및 직전 회사 정보를 활용한 사업을 할 경우, 손해배상이나 위약금 청구 조치가 가능하도록 체결하는 계약 →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

그러나 경업금지서약서를 썼다고 무조건 경업금지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서약서의 조항이 구성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으니, 아래의 조항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3.11.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 보호할 가치가 있는 영업 비밀 존재 여부
  • 경업 제한 기간, 지역, 직종
  •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_글. 고아연 변호사(법무법인 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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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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