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개발 벽 허무는 스타트업

'24년 10월 14일자 매일경제 보도입니다.

'플렉스'의 '너나들이' 모습
"개발자는 외계어 한다고요? 점심 먹으면서 소통해볼까요?"
대형언어모델(LLM), 머신러닝,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롬프트, 파라미터, 사스(Software as a Service·SaaS). 이 같은 용어는 전문가가 아니면 항상 낯설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생겼다. 스타트업 서비스를 개발하는 개발자와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홍보, 영업을 하는 비개발자 간 소통이다.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개발자와 비개발자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비단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AI가 고도화되고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비개발자들이 개발자들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하고, 반대로 개발자들 역시 자신들이 사용하는 일상적인 언어가 일반인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일반 기업 대비 유연한 조직문화를 자랑하는 스타트업들은 개발자와 비개발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다양한 '문화'를 도입하고 있다.
HR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플렉스'의 '너나들이'가 대표적이다. 너나들이는 '서로 너니 나니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말을 건넴'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플렉스는 2021년 3월 직원 수가 40명이 넘어갔을 때 '랜덤런치'를 시작했다. 직무 구분 없이 팀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교류하는 자리다. 현재 직원 수는 180여 명. 플렉스는 랜덤런치의 효과를 확인하고 너나들이라는 이름으로 고유 기업문화로 정착시켰다. 현재 소속 부서, 재직기간이 고루 안배된 4인을 구성원으로 해 격주 수요일마다 함께 점심을 먹는다. 평소 식사 시간은 60분이지만 너나들이 행사를 할 때는 90분이 주어진다.
플렉스 관계자는 "단순히 점심을 함께하는 것에서 나아가 주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도록 유도하고 후기도 모두 공유하고 있다"면서 "직무 간 이해의 폭을 넓힘은 물론 조직 규모가 급성장하며 새롭게 합류한 구성원들의 온보딩 효과가 상당히 큰 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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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섭 기자 wonc@mk.co.kr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