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에 개성이 고려되어야 할까?
*해당 글은 Deloitte 제공 ‘One size does not fit all: How microcultures help workers and organizations thrive’(원본 링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프리 사이즈 옷을 사본 적 있으신가요? 이 옷들은 마치 누구에게나 잘 맞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입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조직 문화도 이와 비슷합니다. 최종 면접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컬처 핏(Culture Fit)’이라는 단어에서 드러나 듯이 많은 기업이 구성원이 단일한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하길 기대합니다. 마치 모든 사람이 프리 사이즈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문화라는 것은 그렇게 동작하지 않습니다.
조직 문화란 “조직 내에서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뜻합니다. 조직 내 공유된 경험, 가치 및 신념에 의해 형성되는 행동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조사에 따르면, 신입 직원의 3분의 1이 입사 후 90일 이내에 회사에 대한 기대와 실제 조직 문화의 차이로 인해 퇴사를 결심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율성을 보장받고,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서 일하길 원합니다. 이처럼 조직 전체에 단일한 문화를 강요하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한 조직 문화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2024년 딜로이트 글로벌 HR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50%의 글로벌 경영진이 조직 문화는 어느 정도 변주가 있을 때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변주를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칫하면 구성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마이크로 컬처(Microculture)’에서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컬처(Microculture)란?
마이크로 컬처는 조직 문화를 더 작은 단위에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각 팀이나 지역 조직이 그들만의 일하는 방식과 행동 양식을 수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조직은 ‘우리가 여기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고, 구성원의 만족도와 리텐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마이크로 컬처를 도입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구성원 만족도가 1.8배 높고,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도 1.6배 더 높다고 합니다.
마이크로 컬처를 장려한다는 것이 조직 전체의 문화를 없앤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의 조직 문화는 큰 개념의 가치와 비전, 목적을 공유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큰 틀 안에서 각 팀이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기존에 조직 전체의 프로세스를 따르느라 포기했던 속도와 혁신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잠재적인 위험도 있습니다. 마이크로 컬처가 전체 조직의 핵심 가치와 어긋날 경우, ‘우리 vs. 그들’이라는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JP 모건의 HR 임원인 로빈 레오폴드는 “팀들이 자신들만의 마이크로 컬처를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를 조직 전체의 가치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가 핵심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팀 수준의 문화가 조직 전체의 비전과 어떻게 잘 맞아떨어질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죠.
마이크로 컬처를 장려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 다양한 인재 확보: 마이크로 컬처는 조직이 다양한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의료 조직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비즈니스 성과 향상: 구성원이 일하기 좋은 조직은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를 냅니다. 마이크로 컬처를 장려하면 리더는 팀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 마이크로 컬처를 통해 팀은 자신만의 일하는 방식을 정의할 수 있어,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ASA는 각기 다른 마이크로 컬처를 가진 팀들로 구성되어 있어, 높은 유연성과 효율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구성원 리텐션 개선: 팀에 맞는 규칙과 프로세스를 통해 팀원들의 성장과 만족을 돕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조직 내 마이크로 컬처, 어떻게 장려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 컬처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조직 리더십, 팀 리더, HR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 팀 리더: 팀의 업무 특성에 맞춰 마이크로 컬처를 정의하세요. 이상적인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팀만의 문화를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 HR: 채용, 성과 관리, 인재 개발 등 구성원의 라이프 사이클에 마이크로 컬처를 반영하세요. 예를 들어, 인재 배치 시, 후보자의 행동 양식에 맞는 문화를 가진 팀을 찾아줌으로서 신규 구성원의 만족도와 리텐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 조직 리더십: 마이크로 컬처에 맞는 행동을 장려하는 긍정적인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세요. 팀의 문화와 일치하는 행동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설계해보세요.
마이크로 컬처는 조직 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상대적으로 생소한 개념이지만, 글로벌에서는 여러 HR 트렌드 리포트에서 언급되고 있죠. 우리 회사도 기존 조직 문화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각 팀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한 번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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