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회사에서 야근이 사라졌다? : 더앤트 이현철 COO

각박한 현대 사회에 단비가 되어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대인의 동반자 웹툰이죠. 오늘은 퀄리티 높은 웹툰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더앤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더앤트는 론칭하는 작품마다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 흥행 성적보다 더 놀라운 것은 콘텐츠 업계에서 야근 없이 퀄리티뿐만 아니라 성과까지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더앤트의 이현철 COO를 만나 야근 없이 건강하게 창작하는 비결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 더앤트는 어떤 회사?

더앤트는 창작자와 함께 성장하는 ‘토탈 컨텐츠 컴퍼니’로 웹툰을 제작하는 앤트 스튜디오를 운영합니다. 대표작으로는 <악녀는 모래시계를 되돌린다>,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원 페어 레이디>,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 <던전 리셋> 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존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노블 코믹스’를 주로 제작해왔으나, 점차 ‘오리지널 웹툰’의 작품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앤트 스튜디오의 미션은 ’10년, 50년이 지나도 읽히는 작품을 만들자’로 창작자는 즐겁게 만들고, 소비자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양한 웹툰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더앤트의 앤트스튜디오

이번 생은 인사담당자가 되겠습니다 😇

플렉스팀(이하 ‘플’): 안녕하세요, 더앤트를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철: 안녕하세요. 더앤트 운영이사 이현철입니다. 저는 회사 경영 전반에 관한 결정 및 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영업, 마케팅, 인사, 재무, 법무 등의 일을 모두 관할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인사 분야가 가장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20년 3월에 회사에 입사했으니, 이제 1년 반 정도 되었네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기에 더 좋은 더앤트를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를 바로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플: 더앤트를 Next career로 선택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현철: 성인이 된 뒤로 한 번도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대학 졸업 후에 장교로 임관하고, 전역 후엔 바로 삼성전자 태양광 사업부의 연구원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거기서 잠깐 채용 TF를 하며 인사 업무를 경험했죠. 그렇게 1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친구와 뜻이 맞아 공동 창업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카페에 가서 주문하면 영상이 나오는 호출기를 받으셨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텐데 그 영상 호출기를 최초로 개발해 비즈니스를 했습니다.

플: 영상 호출기 카페에서 되게 자주 봤는데 그걸 만드신 분이라니 신기하네요.

이현철: 비즈니스를 10년 정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회사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역할을 다 해봤습니다. 법인 설립도 제 손으로 5번은 해보고, 민사소송, 특허소송, 재무, 제품 개발, 정부 지원 사업, 마케팅, 영업, 운영 등 모든 것을 경험했죠. 결과적으로 사업은 실패했지만, 제게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노하우가 만들어진 소중한 기간이에요.

제 사업을 하는 10년간은 10명 내외의 인원과 일을 했는데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조금 더 큰 조직에서 일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 마침 더앤트를 알게 됐어요. 30명 남짓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고, 당시엔 저를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웹툰을 제작하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조직 운영적으로 제 능력과 생각을 실현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준비해둔 것들을 제대로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었죠. 어느덧 구성원이 60명 됐네요. 이젠 2~300명 이상의 규모도 운영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구성원들과 이야기 중인 더앤트 이현철 COO

웹툰 회사에서 야근이 사라졌다?! 😲

플: 웹툰 제작 회사도 최근에 꽤 많이 생겼는데요. 운영 측면에서 다른 웹툰 제작 회사와의 차별점이 있을까요?

이현철: 우선,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합니다. ‘양을 많이 찍자’가 아니라 ‘하나를 만들어도 잘 만들자’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서 만일 이게 저희 기준에 안 맞는 것 같다 싶으면 아예 작품을 뒤집고 다시 만들기도 해요. 만드는 과정은 좀 고될 수 있지만, 우리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었기에 론칭 후 뿌듯함은 배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해보니까 그렇게 만든 작품이 실제로 좋은 결과로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더라고요. 작년 3월 이후 론칭한 작품들은 거의 다 꽤 괜찮은 성적이 나와서 구성원 모두 좋은 동기부여와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플: 보통 1년에 몇 작품이나 나오나요?

이현철: 평균이라는 건 없고, 올해는 대략 10개 정도 작품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매년 6~10개 사이로 연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려고 하지 않아요. 그것보다는 장인 정신으로 ‘한 작품을 만들어도 누가 봐도 멋진 작품을 만들자’에 포커싱하고 있습니다.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명작

플: 콘텐츠 업계를 둘러싼 편견 중 하나가 야근이 많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것인데 더앤트는 이 부분을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하고 계신지도 궁금해요.

이현철: 제가 입사한 후 처음 의문을 제기한 포인트가 바로 그거예요.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는 무조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가. 그래서 웹툰이 어떤 형태로 제작되는지를 파악했어요. 그런데 보니까 한 작품을 혼자 끌고 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웹툰 작업 과정 중 작화가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 작업을 한 사람이 혼자하고 있었죠. 한 사람에게 많은 책임이 가중되어 있다 보니까 무리를 하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레벨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 사람이 다치기라도 하면 작품이 아예 올스탑되어 버리고요.

그래서 전 파악하자마자 구조를 뜯어고치기로 결심했습니다. 협업을 통해 작품을 탄생시키는 회사로 만들고자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정착이 된 상태예요. 이제는 한 작품에 작화가가 한 사람이 아닌 2~4명이 묶인 한 팀이 담당합니다. 그래서 이제 작화 파트는 야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구성원 전체 평균 근로 시간만 봐도 40.7 시간이에요. 삶의 밸런스를 맞추면서도 작품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고, 그걸 실현해 나가는 중입니다.

플: 야근이 사라진 웹툰 회사라니 정말 인상 깊어요. 듣다 보니 더앤트의 분위기를 더 알고 싶어집니다.

이현철: 더앤트는 평균 연령이 27.8세로 아주 젊은 회사인데요.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자유롭고 밝은 것 같아요. 더앤트의 마스코트가 있는데 바로 고양이 레오입니다. 대표 이사님의 고양이가 사무실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니는데요. 구성원들은 뭔가 안 풀릴 때 고양이와 놀면서 기분 전환을 하곤 해요. 이것만 봐도 얼마나 자유로운지 아시겠죠?

또 더앤트에는 직급이 없습니다. 전문성과 기여에 따라서 보상이 달라질 뿐이고, 모두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따라서 1년 차나 3년 차 등의 구분은 무의미해요.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아무리 직급이 없어도 ‘팀장’, ‘이사’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팀장 상향식 평가와 회사 만족도 조사 등을 하면서 위아래에 대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문화적으로 수직성이 느껴지지 않도록요.

웹툰 대박을 기원하는 더앤트의 마스코트 레오

밥을 짓듯 오래 뜸을 잘 들이자 🍚

플: 그런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HR팀의 철학을 들려주세요.

이현철: 거창한 건 없지만 ‘작가의 성장과 정신 건강을 향상시킨다’라는 철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세스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진 못 하더라도 일단 다 들으려고 합니다. HR 관련 업무는 작은 것 하나가 바뀌어도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어떤 정책이나 제도를 시행할 때 각 팀과 개인의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합니다.

제가 이 회사에서 처음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고 도입했던 때가 생각나는데요. 작품별 경쟁이 아닌 회사 전체의 팀쉽을 강화하기 위해 이익 공유제를 도입하고자 했는데 이때, 바로 공표하지 않고 6~7개월 정도 이 제도에 대한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전 직원과 면담을 하면서 제가 설계한 인센티브 제도에 관해 설명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받았습니다. 또 그 의견을 반영해 수정안을 만들고, 다시 운영진 및 팀장들과 대화를 했죠. 그렇게 확정한 인센티브 제도를 몇 차례로 나눠서 또 다시 전 직원에게 설명했습니다. 제도의 상세 내용은 모두가 볼 수 있게 노션(Notion)에 기재를 해두었고요.

다소 복잡하고 귀찮은 과정일 수 있지만, 인사 제도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밥을 짓는 것처럼 오래 뜸을 잘 들여야 뒤탈이 없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더라고요.

플: 인센티브제 도입 이외에도 진행하신 인사 업무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또 있으실까요?

이현철: 앞서 잠깐 언급했는데 팀장 상향식 평가와 회사 만족도 조사를 시작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건강한 조직문화는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와, 회사를 이끄는 리더들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보통 회사가 직원을 평가하기는 쉬워도 구성원이 회사와 리더를 평가하는 건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아예 솔직하고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드린 거죠.

팀장 상향식 평가의 질문 항목은 <구글의 아침에는 자유가 시작된다>라는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따왔는데요. 가장 긍정적인 측면은 질문 내용 자체가 리더들에게 가이드가 된다는 점이었어요. 질문에서 어떤 게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인지를 보여주고 있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 리더가 되는구나’라는 것을 리더들이 바로 캐치할 수가 있죠.

회사 만족도 조사는 6개월에 한 번씩 하고 있는데 전 특히 좋았던 것이 여기서 나온 의견으로 또 다른 제도들을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솔직한 문화 만들기’, ‘디벨롭 제도’, ‘브레인 트러스트 제도’ 등 실무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제도를 차례차례 시행해보고 있습니다.

피드백과 파괴적 상상력을 통해 콘텐츠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플: ‘솔직한 문화 만들기’와 ‘브레인 트러스트 제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 듣고 싶어요.

이현철: 솔직한 문화 만들기는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피드백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와서 넷플릭스의 피드백 4A 규칙을 다 같이 읽고 팀별로 토론을 하도록 안내했습니다. ‘앞으로 피드백을 할 때 이걸 적용해서 솔직한 문화를 만들어나갑시다’라고 취지를 설명하고 이때도 ‘지금 당장 이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3~4년에 걸쳐서 긴 호흡을 가지고 안착시켜보자’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니 다들 거부감 없이 4A 규칙이 무엇인지, 더앤트에 맞게 적용하려면 어떤 규칙이 더 필요할지 등을 자유롭게 논의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비난은 솔직한 것이 아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4A를 바탕으로 한 더앤트만의 피드백 원칙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내부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플: 이때도 뜸 들이기를 잘 적용하셨네요.

이현철: 네, 맞습니다. (웃음) 그리고 브레인 트러스트 제도는 픽사에서 작품을 피드백할 때 시행하는 제도인데요. 솔직한 문화 만들기가 밑바탕이 되어 있으니 브레인 트러스트 제도도 적용해볼 수가 있겠더라고요. 웹툰을 몰입해서 만들다 보면 나중에는 객관적인 감을 잃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 타인의 시선에서 작품을 봐주는 것이 효과적인데요. 그것에 착안해 더앤트에서는 구성원이 만든 작품 1화를 공개한 다음 “피드백할 분은 피드백 주세요” 이렇게 선택사항으로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여기서 나온 피드백을 담당 PD에게 전해주고, PD는 어떻게 수정해나갈지를 고민해 작품에 적용하죠.

창작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는 게 창작자에게 굉장히 예민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이 제도를 시행했을 때 다들 피드백도 잘 써주고, 잘 받아들여서 굉장히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어요. 이것도 다른 웹툰 스튜디오와 달리 솔직한 문화가 바탕이 된 더앤트만이 할 수 있는 제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감은 다양한 콘텐츠와 피드백으로부터 나온다.

플: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잘 형성된다면 콘텐츠를 만들 때 큰 무기가 될 것 같아요.

이현철: 맞아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엄청나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어떤 분야를 잘할 순 있어도 모든 영역에서 다 뛰어날 순 없어요. 부족한 부분은 누군가가 보완해줘야 하고, 그래야 퀄리티 높은 결과물이 나오죠. 이건 협업이 가능한 구조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앤트만의 협업 체계와 솔직함을 갖춘 문화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회사의 성장과 실적을 만들어내는 핵심 비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 반대로 ‘이건 생각만큼 잘 안 된 것 같다’하는 프로젝트는요? 그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현철: 회사에 오자마자 도입한 것이 OKR이었는데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방법을 찾아가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예전 MBO, KPI는 평가를 보상으로 연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OKR은 가슴 뛰는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것에 가깝잖아요. 평가의 척도가 아닌, 방법을 찾아가기 위한 프로세스죠.

하지만 구성원들이 목표 설정과 핵심 지표를 수치화하는 것부터 어려워했고, 도입 초반에 일부 구성원들이 OKR의 취지를 평가와 다그침으로 인식하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는 시간을 조금 더 여유 있게 가졌으면 잘 안착하지 않았을까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뜸 들이기를 깜빡한 거죠. 그래서 지금은 OKR을 의미 있게 잘 활용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선택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리더들을 대상으로 천천히 교육을 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플: OKR에 대한 해석이 회사마다 다 달라서 혼선이 빚어지는 것 같아요.

이현철: 맞아요.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의 도입 목적과 취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이해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다른 프로젝트는 이름부터가 ‘사고 사례’였는데요.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나 실패를 하기 마련이잖아요. 다른 사람의 실수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이미 겪은 사고는 피해가자는 취지로 ‘사고 사례’를 기록해두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결국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크게 2가지 원인을 찾았는데 첫째, 업무에 여유가 없는 상태라 리더들이 사례 자체를 기록할 시간이 없다는 것. 둘째는 많은 구성원이 “누가 실수했네, 쟤가 문제구나” 이렇게 공개적인 처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이 중에서도 특히, 인식을 전환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고 사례’ 제목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을 지우고자 최근에 ‘마데카솔 제도’라고 이름을 변경했고, 솔선수범하여 운영진이 겪은 상황부터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하나씩 사례를 쌓아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에요.

솔직한 피드백은 더앤트가 지켜나가는 제 1 원칙이다.

인문학에 길이 있다 🛤

플: 다양한 방면에서 인사이트를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사님이 생각하는 ‘일 잘하는 인사담당자’가 갖춰야 할 역량이나 자질, 태도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어요.

이현철: 인사는 실무 스킬보다는 자기 중심이 잘 잡혀 있는 사람이 결국엔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고전과 인문학 서적을 깊게 탐구한 사람, 많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닌 단 하나의 책을 읽더라도 깨우침이 있는 사람. 이런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토대로 한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일 잘하는 인사담당자’가 되기 위한 자질과 태도를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관한 문제는 정해진 루틴이 없어요. 항상 다른 문제가 출제되죠. 같은 문제라도 사람에 따라 답이 다르고요.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나가려면 ‘기본이 튼튼한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플: 공학 계열을 전공하셨는데 인문학을 강조하시는 게 굉장히 흥미롭네요.

이현철: 요즘은 인문학이 마치 돈 안 되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 전 모든 중심에 인문학이 있다고 생각해요. 만일 ‘채용 프로세스를 만든다’고 했을 때 단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은 정말 기능적인 거고, 그전에 어떤 사람이 우리 회사와 맞을지 철학적 고민을 해야 해요. 이게 바로 서야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실무 능력이 뛰어난 것보다 삶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플: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인사 업무가 있으신가요?

이현철: 아무리 워라밸이 보장된다고 해도 창작의 고통을 겪는 분들의 스트레스 레벨은 높을 수밖에 없어요. 박웅현 크리에이터의 <여덟 단어>라는 책에 보면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억을 벌어도 자살할 수 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전 자존감이 높아지면, 스트레스도 줄어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스포츠에서 체력을 소모하는 선수들을 위해 팀 닥터나 재활 훈련가가 존재하듯, 정신력을 소모하는 작가를 위해 회사 내∙외부에 전문 심리 닥터를 두는 프로젝트를 추진해보고 싶어요.

가벼운 티타임을 통해 작업의 스트레스를 푸는 더앤트 구성원들.

똑똑한 온보딩은 flex와 함께 🛬

플: flex를 처음 검토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현철: 휴가 관리 때문에 검토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은 휴가 신청과 확인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하고 있었는데 기술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너무 불편해요. 알람도 없고, 가독성도 좋지 않고. 매년 갱신되는 휴가 일수가 자동으로 반영되지 않아 사람이 일일이 계산을 하다 보니 실수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빈틈없는 인사관리를 하기 위해 솔루션을 찾았고, flex를 알게 되었습니다.

플: 다른 서비스와 비교도 많이 해보셨을 텐데, 최종적으로 flex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현철: HR 솔루션은 크게 근태관리, 휴가 관리, 인사 평가, 채용평가, 채용관리, 인사 분석 등으로 기능을 나눠볼 수 있는데요. 이 6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국내외 할 것 없이 시중에 나와 있는 HR 솔루션을 대부분 다 찾아보고, 표로 비교분석 했습니다.

업체마다 평균적으로 2~4개 정도의 기능을 커버하더라고요. 지금은 채용 모듈도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지만 제가 검토했을 당시 flex는 ‘근태관리, 휴가 관리, 인사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딱 필요로 하는 기능이 담겨 있었고, 게다가 모든 솔루션 중에 UI, UX가 월등하게 좋았어요. 보기만 편한 게 아니라, 사용 자체가 너무 쉬웠습니다. 심플하고 직관적이죠. 거기다 가격도 합리적인데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 과장이 아니라 flex에 전 재산을 투자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면서도 사용성이 너무 좋아서 진심으로 주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웃음)

플: 가장 만족도 높게 사용하고 계신 flex 기능이 있을까요?

이현철: 워크플로우인사이트. 정말 좋은 기능입니다. 저는 자동 워크플로우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입사한 직원을 대상으로 ‘입사 당일, 입사 7일 후, 입사 30일 후, 입사 3달 후’ 등 시기별 온보딩 프로세스를 설계해놨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온보딩 가이드를 보내고, 2달 지난 시점에는 회사에 대한 리뷰를 받습니다. 또 초기 6개월 동안에는 매달 책이나 영상을 추천드리기도 합니다. “이 사람이 입사한 지 얼마나 됐지?” 이렇게 한 명 한 명 일일이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알아서 자동 발송이 되니,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정말 편리합니다.

인사이트는 각종 인사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데요. ‘전체 직원 수, 퇴사율, 집까지 평균 거리, 평균 근속기간, 평균 나이, 평균 연봉’ 등 회사의 현황을 언제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객관화된 자료를 바로 볼 수 있으니 외부 보고나 경영진끼리 의견을 공유할 때 따로 자료를 가공할 필요가 없어 매우 용이하더라고요. flex는 말 그대로 똑똑한 플랫폼인 것 같습니다.

flex의 자동 워크플로우 기능을 활용해 온보딩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설계해놓은 더앤트

플: flex를 적용할 때 별다른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세팅할 때 겪으셨던 구체적인 사용기가 듣고 싶습니다.

이현철: flex 도입 전, 무료 체험 기간을 통해 대략 10명의 직원과 테스트를 했습니다. 다른 솔루션도 똑같이 도입 테스트를 했는데요. 어떤 솔루션인지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그건 탈락했고, flex는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쉬운 UI 덕에 “이건 어떻게 써야 해요?”와 같은 질문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플랫폼 사용 교육도 필요가 없었죠. 직원 정보를 입력할 때 엑셀로 한 번에 입력할 수 있어 관리자가 정보 입력하기도 쉬웠고요. 심플한 점이 flex의 매력이자 장점인 것 같습니다.

플: flex 도입 후 조직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하신 부분이 있을까요?

이현철: flex를 사용하고 1시간 단위 휴가를 도입한 게 가장 극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연차를 관리했을 때는 계산이 워낙 복잡하니 1시간 단위의 휴가는 엄두도 못 냈거든요. 그런데 flex에선 1시간 휴가도 아주 쉽게 적용할 수 있어서 flex 도입 후에는 1시간 휴가 사용을 가능하게끔 했습니다. 1시간 휴가를 사용해 내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게 가능해졌고,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저 역시도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플: flex를 먼저 사용해 본 입장에서 ‘이런 회사는 꼭 flex 해야 한다!’ 추천해주신다면요?

이현철: 회사라면 다 flex 써야 할 것 같은데. (웃음) 휴가 관리, 근태 관리 등 인사담당자가 행정 업무로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회사라면 flex 사용을 꼭 고민해보세요. 행정 업무는 단순 반복 업무일뿐 인사의 핵심이 아닙니다. 행정 업무는 flex에 맡기고 인사담당자는 구성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게 해주세요.

flex는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솔루션입니다. 앞으로 나올 평가나 채용 기능도 너무 기대하고 있는데요. 올인원 인사 플랫폼이 되어 해외 시장에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면 합니다. 주주로 참여할 기회가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

플: 마지막으로 ‘인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 들어보며 인터뷰 마무리해볼게요.

이현철: 인사는 나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영자가 쓴 책을 보면 결국 결론은 ‘조직문화가 시작이자 끝이다’라고 얘기해요. 회사가 오래, 강하게 존속하려면 좋은 조직 문화가 있어야 하고 그걸 지탱하는 곳이 HR이죠. 그래서 HR은 좋은 조직문화라는 뼈대를 만들고, 회사나 구성원들이 길을 잃거나 지칠 때 변치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기댈 수 있는 나무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나무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 중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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