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1위 브랜드는 어떻게 주니어 팀원으로 10배 퍼포먼스를 만들었을까?

🚀 HALF TIME TEAM TALK
‘하프타임 팀토크’는 팀으로 성공하는 조직의 노하우를 탐구하여 전하는 플렉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평범한 조직을 강팀으로 만드는 이야기를 팀토크에서 만나보세요.
회사명: 바우로컴퍼니
운동하는 남성들의 체형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머슬핏’ 카테고리를 개척한 맨즈웨어 브랜드입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세심한 핏으로 무신사 머슬핏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 맨즈 코스메틱과 향 브랜드 ‘바울’을 론칭하며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남자들은 옷을 잘 못 입는다?
근육질 몸매를 가진 남성들의 패션은 늘 비슷했습니다. 일상에서도 운동복을 입거나, 체형이 과하게 부각되는 옷이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운동하는 남자라는 이미지엔 늘 ‘과하다’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들의 선택이 아니었어요. 그동안 그들의 체형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옷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런 시선에서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답을 만들어낸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바우로(BOWLOW)입니다. ‘운동하는 남자를 위한 머슬핏’을 내세운 바우로는 근육형 체형에 꼭 맞는 실루엣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기존에 없던 선택지를 제안했습니다. 남성 패션 시장에 ‘머슬핏’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연 셈이죠.
12년 전 대전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바우로컴퍼니는 이제 서울 본사를 두고, 무신사 머슬핏 카테고리 1위, 5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패션을 넘어 맨즈 코스메틱과 향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바울’을 함께 운영하며, 남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여성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남성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올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브랜딩 전략을 통해 ‘맨즈 토탈 브랜드’로 한층 더 도약하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남성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바우로컴퍼니 팀, 이들은 어떻게 지금의 팬덤과 성장을 이끌었을까요? 팀토크에서 만나보세요.
Talker
- 바우로컴퍼니 백두진 대표
- 플렉스팀
💡 팀토크 Summary
1️⃣ 세상에 없던 카테고리로 무신사 1위가 되기까지
2️⃣ 핏과 완성도로 말하는 ‘가성비’ 그 이상의 프로덕트
3️⃣ 맨땅에 헤딩해서 만든 바우로, 함께여서 가능했던 성장
4️⃣ ‘내가 만든 회사’에서 ‘믿고 맡기는 팀’으로
5️⃣ 주니어 팀원들의 ‘가능성’을 ‘10배의 퍼포먼스’로 만드는 팀
6️⃣ 맨즈웨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세상에 없던 카테고리로
무신사 1위가 되기까지
— 정확히 ‘머슬핏’이라는 카테고리가 나온 배경이 궁금해요.
맨즈웨어 시장은 여성 패션에 비해 규모가 작고,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이 원하는 일상복은 거의 없었어요. 피트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자기 관리를 하는 남성들은 많아졌는데, 운동복 외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옷을 좋아하는 동시에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운동에 투자하는 만큼 스타일에도 과감하게 투자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었거든요.
— 대표님도 운동을 오래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더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 수 있었던 걸까요?
맞아요. 제가 운동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운동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일반 체형에 맞춘 옷이 얼마나 불편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어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트레이닝복이나 딱 달라붙는 옷을 많이 입는데, 사실 그게 편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거죠.
저는 ‘운동을 했다는 걸 굳이 과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멋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머슬 실루엣을 은은하게 보여주면서도, 모던하고 감각적인 룩을 만들고 싶었어요.
— 그렇다면 바우로 감성의 머슬핏은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운동하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핏이 잘 잡혀 있어요. 그래서 굳이 ‘나 운동했어’를 강조하는 딱 달라붙는 옷이 아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바우로가 제안하는 머슬핏은 그런 머슬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도 보는 사람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핏이에요.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의 체형은 일반 기성복과 많이 다르거든요. 어깨는 넓고 허리는 상대적으로 얇거나, 허벅지가 두꺼운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기존 옷들이 핏이 맞지 않아 불편할 수밖에 없었죠.
— 그런 체형을 고려해 어떤 부분을 개선하신 건가요?
저 역시 그런 체형이다 보니, 어디가 불편한지 정말 잘 알았어요. 그래서 바우로 팬츠는 허리는 슬림하게 잡되, 허벅지부터 밑단까지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라인을 만들었어요. 허리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비조를 추가하고, 밴딩 디테일을 더해 착용감까지 개선했죠. 이런 디테일들이 바우로만의 머슬핏을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핏과 완성도로 말하는
’가성비’ 그 이상의 프로덕트
— 요즘은온라인 쇼핑몰들도 자체 제작을 많이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흔하지 않았잖아요. 바우로는 그 흐름의 초기에 빠르게 자체 제작을 시작하셨는데,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맞아요. 당시만 해도 도매 제품을 가져와서 판매하는 게 당연한 방식이었어요. 저도 처음엔 그런 제품들을 정말 수도 없이 피팅하고 촬영하면서 경험을 쌓았죠. 그런데 입을 때마다 “이건 괜찮은데 이런 부분은 좀 아쉬운데?”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이왕이면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특히 남성 패션 시장은 여성보다 규모가 작다 보니, 자체 제작을 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아요. 대부분 도매에서 가져오거나 위탁 생산을 맡기는데 저는 처음부터 전 과정을 직접 해보고 싶었어요. 디자인은 물론이고, 공장 핸들링부터 원부자재 수배까지요. 그래야 정말 원하는 퀄리티의 제품이 나온다고 생각했거든요.

바우로컴퍼니 백두진 대표
— 원하는 퀄리티의 제품이 실제로 나오던가요?
네.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유통 구조상 도매 제품은 소매까지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간 마진이 계속 붙어요. 그러다 보니 가격은 올라가는데, 정작 원단이나 부자재, 봉제 같은 기본 퀄리티는 아쉬운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그 중간 단계를 아예 없애고, 같은 가격이어도 더 좋은 원단, 더 섬세한 봉제와 디테일을 넣을 수 있었어요. 그 결과물이 실제로 옷에 그대로 드러났고요. 핏은 물론이고 착용감이나 완성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저희도 느꼈고, 고객분들도 피드백을 통해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그때부터 ‘우리가 직접 제작을 해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졌어요.
— 바우로는 직접 제작을 통해 어떤 차별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세요?
결국 핏과 완성도라고 생각해요. 특히 운동하는 남성들은 체형이 일반 기성복과 다르기 때문에 핏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직접 제작을 하니까 저희가 원하는 핏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었고, 원단부터 부자재까지 하나하나 직접 선택하면서 기준을 높일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이 방식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요.
맨땅에 헤딩해서 만든 바우로
함께여서 가능했던 성장
— 바우로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사업 초창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21살에 창업을 했거든요. 경험도 없고,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그냥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했어요. 큰 투자금도 없이 장학금과 가족에게 빌린 돈, 소상공인 대출로 자금을 마련해서 부채를 안고 시작하다 보니 하루하루가 불안감의 연속이었죠. 아마 창업을 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매출은 생각보다 안 나오고, 직원들 월급일은 다가오고 대표라면 누구나 겪는 책임과 부담감에 대한 걱정이 처음에는 정말 컸어요.
당시에는 부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막혔어요. 그런데 매출이 안 나오면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을까, 회사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매일같이 몰려왔죠. 그게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 힘들었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결국 저를 버티게 만든 건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확신 같은 게 있었어요. 나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미래에 대한 믿음도 있었어요. 지금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은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나게 될 거라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래서 매일 스스로에게 다짐했어요.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이게 뭐라고 그렇게 힘들어했나 싶을 거다.
그러니까 이건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고, 당연히 거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멘탈 케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어떻게든 나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하루 루틴을 지키려고 했어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운동하고, 식사도 꼭 챙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렇게 루틴화된 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정답들이 하나둘씩 보여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 하루하루 불안한 시기에서도 그렇게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는게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저는 원래 뭔가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에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해보자’라는 게 늘 기본 태도였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운동만 하던 사람이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 공부를 한 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전교 1등을 하게 됐죠.
그때 처음 확신이 생겼어요. ‘아, 나는 하면 되는 사람이구나.’ 그 경험이 저한테 정말 큰 자신감을 줬던 것 같아요.
사업도 마찬가지였어요. 매일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그때도 똑같 이 생각했어요. ‘이건 과정일 뿐이다. 결국은 잘 될 거다.’ 그런 확신 하나로 버텼던 것 같아요.
— 반대로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서울로 올라와서 첫 쇼룸을 오픈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동안 10년 넘게 온라인 기반으로만 운영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경험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쇼룸은 단순히 공간을 여는 게 아니라 ‘바우로가 서울에 왔다’는 걸 알리고, 고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약간 축하 파티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 첫 오프라인 경험이면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요.
정말 모든 게 낯설었어요. 재고는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과연 몇 분이 와주실지 예상조차 할 수 없었죠. 그래도 넉넉하게 준비하자고 마음먹고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온 5명의 팀원들과 함께 밤낮없이 준비했어요.
직원 중 한 명이 근처 빌라에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이 거의 본부처럼 쓰였어요(웃음). 거기서 케이터링 음식도 만들고 와인도 직접 세팅하고 위층에서는 의류 정리하고… 정말 정신없는 하루하루였죠.
— 그렇게 준비한 쇼룸,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엔 하루에 100명만 와주셔도 감사하겠다 싶었는데, 첫날에만 500명이 넘게 오셨어요. 준비한 케이터링이 오픈하자마자 다 소진돼서 급하게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오고, 교대로 쪽잠 자면서 아침 오픈을 준비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 그날, 팀 분위기는 어땠어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누구 하나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서로 챙겨주고, “너 좀 쉬다 와”, “에너지 드링크 마셔” 하면서 서로 배려해줬죠. 지인들과 친구들도 스텝으로 와서 도와주고… 그날은 정말 우리가 ‘하나의 팀’이라는 걸 실감했 어요. 다 같이 고생한 만큼 더 끈끈해졌고 서로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아요.
— 그렇게 몇 날 며칠을 고생해서 준비했던 결과를 직접 보셨을 때는 어땠나요?
오픈날 아침, 고객분들이 줄 서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실감이 났어요. ‘우리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우리 브랜드를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어요.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와 주신 분들도 있었고요.
고객분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사진도 찍고 제품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드리고… “바우로를 만나고 나서 옷 입는 게 즐거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가 만들어온 가치를 인정받는 기분이었어요. 그런 순간들이 저한테는 정말 큰 힘이 됐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에요.
혼자 이끄는 회사를 넘어
함께 키우는 팀으로
— 대전에서 서울로 확장하던 시점, 대표님께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결단을 내리셨나요?
대전에서만 10년 가까이 운영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희가 ‘계곡에서만 살아남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라는 사람, 그리고 내가 키운 우리 회사가 더 넓은 시장, 바다에 던 져졌을 때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게 너무 궁금했어요.
사실 그때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끓어오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실패하더라도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그리고 서울은 저희 거래처나 공장 등 주요 인프라가 다 모여 있었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서울로 가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또 하나는 더 다양한 인재들과 팀을 꾸려보고 싶었어요. 여러 스타일의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바우로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서울 지사를 만들고 대전과 서울 두 곳에서 본격적으로 운영을 나누게 됐습니다.
— 서울과 대전 지사를 분리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당연히 쉽지 않았어요.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대전에서 오래 함께했던 팀원들이 과연 서울까지 따라와 줄까 하는 부분이었죠. 다행히도 저를 믿고 따라와 준 다섯 분이 있었고 대전에서는 몇몇 팀장님들과 팀원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셨어요.
또 하나는 물류 시스템이었어요. 저희가 자체적으로 물류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비슷한 조건을 찾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 운영이나 소통에 대한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그래서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고 협업 툴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했어요. 제가 적극적으로 소통을 더 하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거는 신뢰예요. 끊임없이 소통하고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게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무려 12년차예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대표의 역할이 변화하는 과정은 어떠셨나요?
예전에는 A부터 Z까지 전부 제 손을 거쳐야 마음이 놓였어요. 아마 많은 대표님들이 그러실 거예요. ‘직원을 어떻게 믿어,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당연히 있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걸 내가 직접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는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없겠더라고요.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하고 믿고 맡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실수도 있었고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결과도 있었어요. 하지만 무한한 신뢰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오히려 저보다 팀장님들이 훨씬 더 잘하고 있어요. 각 분야에서 훨씬 전문적이고 리더십도 뛰어나게 성장했죠.
— 대표님의 리더십도 많이 바뀌었겠네요. 지금은 어떤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지금은 팀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이 더 커졌어요.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저는 회사의 미래와 사업 방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브랜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 특히 바우로는 대표님이 브랜드의 얼굴이기도 한데, 팀장님들에게 일임하는 게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아요.
맞아요. 직접 모델도 하고 있고요(웃음).
사실 인원이 많아질수록 저도 어깨가 무거워졌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출근하다가 사고가 나서 일을 못 하게 되면, 이 회사는 어떻게 될까?’ 내가 없어도 회사가 돌아가야 하고 그게 나를 믿고 일하는 팀원들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간 관리자들을 더 빨리 키워야겠다고 결심했죠. 중간 리더가 많아지면 사업도 더 확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결과적으로 그 판단이 바우로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바우로컴퍼니의 성공 요소로 팀장님들의 리더십을 꼽으셨어요. 좋은 리더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세요?
좋은 리더는 ‘함께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팀원들의 이야기에 항상 귀를 열어두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빛나는 게 아니라 팀원들이 빛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게 좋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팀원들의 ‘가능성’을
‘10배의 퍼포먼스’로 만드는 팀
— 대표님은 팀빌딩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시나요?
결국은 ‘열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개인의 역량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패션과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그 가능성이 10배, 20배로 성장한다고 믿고 있어요. 실제로 그런 사례도 많이 봤고요. 저희 팀원들도 처음에는 경력이 없던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 하나로 성장해서 지금의 바우로를 만들어주고 있는 거죠.
— 직접 그런 사례를 경험하신 적도 있으신가요?
많죠. 사실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거의 비전공자, 비경력자 분들과 일을 했어요. 스펙이나 경력보다 ‘바우로에서 일 하고 싶다’는 열정 하나를 더 봤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는데요. 파주에 살던 친구가 있었어요. 군 제대 후 대전까지 웹디자인 면접을 보러 온 거예요. 전공도 아니었고 경력도 없었어요. 학원에서 웹디자인을 세 달 정도 배운 게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보여준 열정이 정말 대단했어요. ‘이 정도 열정이면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그럼 출근해!”라고 했던 게 시작이었어요.
— 요즘 채용 시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스토리인데요. 후회는 안 하셨나요?
전혀요. 오히려 저도 그 친구한테 배우는 게 많았어요. 실무에서는 학원에서 배운 것과 전혀 다르잖아요. 그런데 퇴근하고도 계속 공부하고 연습하고 집에 가서도 계속 또 반복하고요. 결국 그 친구는 팀장까지 성장했어요.
이런 열정 있는 팀원들을 믿어주면, 그 믿음이 배가 돼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매출 같은 숫자 성과가 아니더라도, 이런 팀원들은 조직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팀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거든요.

— 주니어 팀원들의 성장을 많이 강조하시는 것 같아요. 특별한 노하우가 있을까요?
저는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에요.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주고 그 결과를 직접 보여주는 거죠.
예를 들어 회의에서 나온 의견이 실제로 제품으로 출시되고, 그 제품이 고객들한테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이건 거의 네가 만든 거다”라고 말해줘요. 그리고 그 성과를 더 많이 노출시키고 팀원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렇게 하나씩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게 또 새로운 동기부여로 이어지더라고요.
— SNS를 보면 팀원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바우로만의 소통하는 팀 문화는 어떤가요?
저희는 항상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해요. 회사가 서먹서먹하고 딱딱하면 자유로운 의견이 오가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직원들과 편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가볍게 장난도 많이 치고, 사적인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나누려고 하고요. 그렇게 아이스브레이킹이 잘 돼야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해진다고 생각해요.
사옥 앞에 카페들이 많아서 자주 티타임을 가지기도 해요. 그때는 업무 얘기보다 요즘 컨디션은 어떤지 관심사는 뭔지,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눠요. 그런 시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유대감을 키워주는 것 같아요. 결국 이런 분위기가 팀의 시너지를 높여주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맨즈웨어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 바우로컴퍼니가 올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벌써 바우로컴퍼니가 서울에 진출한 지 3년이 됐어요. 그래서 올해는 사옥 확장 이전을 준비 중입니다. 지금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인재들과 함께하고 싶거든요.
그리고 패션을 넘어 맨즈 코스메틱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어요. 작년부터 맨즈뷰티 라인을 런칭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데 올해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확실히 다지는 게 목표입니다.
‘바울’이라는 향 브랜드도 함께 키워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향은 직접 경험해야 진가를 알 수 있는 제품이니까요. 그래서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행사를 많이 기획하고 있고, 고객분들이 바울을 직접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 그렇다면 앞으로 5년 뒤, 바우로컴퍼니는 어떤 모습일까요?
5년 후에는 바우로컴퍼니가 K-패션과 K-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리 잡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맨즈 코스메틱 시장은 아직 저가 중심의 제품이 많고, 감성적인 접근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퀄리티와 감성을 모두 갖춘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싶어요. 패션과 뷰티를 아우르는 남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더 다양한 아이템과 경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사업은 결국 두 가지로 결정됩니다. 지속가능성, 그리고 시장의 반응.
저도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없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거든요. 근데 다들 비슷할 거예요. 사업을 시작할 땐 미래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 분명히 있지만, 현실은 정말 쉽지 않고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계속 발생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하려는 사업이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시장 반응이 긍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냉정하게 검토하는 겁니다. 첫 사업은 문제투성이일 수밖에 없어요. 그럴수록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저는 늘 “하면 된다. 안 되면 안 한 거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끝까지 밀고 가다 보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
한 번 시작했으면 후회 없이, 정말 미칠 정도로 집중해서 해보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게 정말 많거든요. 한 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끝까지 해보시길 바랍니다.
